영국 명문 맨체스터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20여명의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현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언론에 신상이 공개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1일(현지시간) 런던 남서부에 거주하는 김모(21)씨가 맨체스터 형사법원에서 26건의 혐의를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성범죄 재발 방지 프로그램 이수와 36개월의 사회봉사 명령 및 220시간의 무급 노동 명령을 내렸다. 또 앞으로 5년간 성범죄자 신원공개도 명령했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2019년 11월 해당 대학 공동샤워실에서 여학생이 카메라를 발견하면서 적발됐다. 조사 결과 김씨가 설치한 카메라에는 최소 24명의 여성 사진이 발견됐다. 샤워실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는 여성의 치마 속이나 여성의 얼굴까지 촬영된 영상도 있었다.
지난해 1월 경찰은 김씨를 체포했다. 피해자 중에는 김씨와 알고 지낸 학생도 있었다. 그는 “김씨가 이런 식으로 내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게 믿을 수 없다”며 “이제 난 어딜 가든 숨겨진 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피해자들 역시 “정말 믿을 수 없고 화가 난다”며 “이 사건을 겪은 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도 문제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재판부는 “김씨는 이 사건에 피해자가 없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피해자들은 당신의 행동이 야기한 상처, 분노, 괴로움을 일관되게 말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씨의 나이가 어리고 그의 행동을 지역 사회가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징역형을 내리지는 않았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20여명을 불법 촬영한 학생이 실형을 피했다”며 그의 실명과 나이 등을 공개했다. 또 얼굴, 전신 등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모자이크 없이 보도했다.